일상/주저리

2021-03-31 커피

oaos 2021. 3. 31. 22:55

 

나는 카페인에 예민했었다.

 

 

나는 맥주 한 컵, 소주 한 잔에도 얼굴이 빨개지고는 한다. 처음엔 약한 주량이 부끄러웠었는데 지금은 내 스스로뿐만 아니라 주변에서도 내가 절주하게끔 도와줌에 되려 좋다.

 

카페인에 예민한 것은 최근에 발견했다. 커피 여러 잔을 마셔도 잠만 잘 자더라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커피를 많이 마실 땐 하루 4잔도 마시고 그랬었는데, 그런 날에는 가슴이 두근거려서 일상이 불편할 정도이다. 

출근길에는 잠을 깨자는 느낌으로 한 잔, 점심 먹고 직장 동료들과 한 잔, 최소 두 잔씩 하루 에스프레소 샷 4개를 1주일에 5일씩 마신다.

 

커피를 줄일까 싶다가도 괜스레 동료들을 등지는 것 같아서 분위기에 섞여서 계속 마시게 된다. 요즘은 에스프레소 샷을 조금이라도 줄이려고 같은 돈을 내고 연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오래 살아서 좋을지는 모르겠다만, 그래도 살아있는 동안에 건강하려면 조금이라도 신경을 써야겠지 싶다.

 

어렸을 때 커피는 어른들의 음료였었고, 카페에 남자들끼리 가는 것이 어색하고 불편했던 때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랬던 내가 자연스레 커피를 마시고, 혼자 카페에 감을 어색해하지 않는다.

 

커피 한 가지를 떠올려도 시간은 부지런히 흐르며 세상도 계속 바뀌고 있다.

 

우두커니 앉아서 생각해 보면 시간 흐르는 것은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으면서 음료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부끄럽다.

 

 

나는 카페인에 예민했었다.

 

 

 

반응형

'일상 > 주저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4-04 휴일  (0) 2021.04.05
2021-04-01 시간  (0) 2021.04.02
2021-03-30 생활비  (0) 2021.03.31
2021-03-29 작심삼일  (0) 2021.03.30
2021-03-28 결혼식  (0) 2021.03.29